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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톨스토이의 인생론, 기초 실용음악 화성학

by 독서블로그123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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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인생론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온 세계가 전염병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병상에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 또한 수없이 많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 하나가 그동안 온 인류가 쌓아놓은 찬란한 문명과 과학기술의 금자탑을 비웃기라 하듯 단 몇 개월 사이에 우리네 일상을 코로나 전과 후의 삶으로 갈라놓아버렸다. 너무나 당연시하게 여겼던 사람들과의 만남과 시간들이 마치 오래전 일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이제 일상성의 회복은 정녕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 이러한 단상 속에서 집어 든 책은 삶의 측면을 쓰다듬으며 놓치고 지나쳤던 인생의 의미를 보듬는 저작으로서 그 유명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인생론>이다.

 

숨 가쁘게 달려가며 나와 가족, 주변의 이웃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삶의 박차를 가했던 시간 속에서 요즘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혜택(?)은 기나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한 템포 호흡을 가다듬도록 만드는 여유인 것 같다. 인생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 왜 살아가고 무엇 때문에 살아가며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가와 같은 인생의 궁극적 물음은 낯설기만 하다. 그렇기에 톨스토이의 인생론과 같은 책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와 같은 우리네 삶에 있어서 한 번쯤은 잠시 정차하여 숨을 고르도록 하기에 안성맞춤인 저작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을 아는가? 레프 톨스토이가 한때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목을 매달 것인가, 권총을 사용할 것인가와 같은 자살의 방법을 고민했던 사람이 바로 온 인류의 지적 토양에 한줄기 단비를 뿌린 위대한 성학이었다는 사실이 매우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톨스토이 스스로가 임종 전 선택한 책은 위대한 저작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책이 아니라 바로 이 책 인생론이다. 스스로가 자부심을 느끼며 임종 전 자신의 딸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책 인생론은 그가 앞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모든 인류에게 남긴 숙성된 삶의 열매와 같다. 총 140개의 매우 짧은 격언을 한 권으로 묶은 인생론이 함의하고 있는 삶의 지혜와 통찰은 매우 현실적이다. 위대한 문인이자 사상가가 온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치고는 학구적이거나 사변적이지 않기에 난해하지도 않다.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수많은 정신적 스승들이 남긴 다양한 격언과 경구들을 그대로 옮겨온 것들도 있고, 톨스토이 그만의 언어로 좀 더 미세하게 세공하여 정리한 교훈들도 있다. 또한 톨스토이 스스로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라는 교실 속에서 직접 체득한 인생의 다양한 경험과 격언을 아낌없이 설파하기도 한다.

 

너무나 짧고 간결한 한두 문장의 격언이지만 천천히 곱씹을수록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마음과 영혼에 미치는 그 깊은 울림과 향기가 남다르다. 마치 우리면 우릴수록 진득하고 구수한 진액이 우러나오는 사골 곰탕의 그것과 같다. 그리고 인간 내면의 물가에 이는 잔잔한 물결의 파동과 같이 그 심연을 잡아 흔드는 고요한 정동이 책을 읽는 이의 마음에 부드럽게 밀려들어온다. 바로 이러한 것이 여느 자기 계발서와 같은 캐주얼한 도서들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위대한 고전의 힘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멘토 목사님께서 청년 시절 무신론자의 삶을 살아가던 중 본서를 통해 인생과 신앙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고, 다시금 하나님 앞으로 회심토록 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끼친 책 중 한 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필독 도서 리스트에 올려놓았던 책을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한 문장 한 문장 금언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법한 인류 역사에 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성학들의 격언들이 마음 한편을 후벼판다. 본서를 통해 저자는 기나긴 항해로 비유되는 인생의 뱃길 가운데 만나는 높은 파도, 광풍과 같은 고난의 시간 속에서 깊은 깨달음과 힘을 얻고 달려갈 수 있도록 다함없는 교훈과 격려를 베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평의 서론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림으로 인해 뒤를 돌아보는 자기성찰과 옆의 이웃을 보듬는 타자에 대한 관심이 희박해져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이 책이 가지는 장점과 혜택은 매우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성마저 잠식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이 책은 단연코 읽어봐야 할 필독서 중 한 권이다.

 

기초 실용음악 화성학

초등 6년과 중고교 6년의 과정을 통해서 음악을 배웠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의 학창 시절에는 12년의 시간 동안 음악 수업을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필수과목으로서 음악을 배웠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졸업 후에는 악보도 제대로 못 보는 까막눈이라는 희한한 사실이다. 이후 나는 유행가 악보집을 펼쳐놓고, 어쿠스틱 기타를 어설프게 독학한 후 드럼과 퍼커션이라는 타악기의 매력에 빠져 개인 레슨을 받을 정도로 한동안 심취했다. 드럼과 퍼커션은 타악기이기에 소위 말하는 콩나무 대가리를 볼 필요가 없다는 매우 근시안적인 생각에 선택한 악기였다. 사실 다른 멜로디 악기들과는 달리 리듬악기는 설령 악보를 못 본다고 해도 아주 큰 문제가 되지는 않다.(물론 마림바나 비브라폰 같은 건반 타악기는 예외이다) 그러나 음악을 좀 더 깊이 있게 전문적으로 배우기로 마음먹게 되는 순간 사정은 달라진다. 기본적인 음악의 이론은 물론이거니와 대략적인 화성학의 내용들을 알고 연주하는 타악기 연주자들과 까막눈 타악기 연주자의 미묘한 차이는 음악의 분위기와 뉘앙스를 이해하고 곡을 해석하는 능력에 있어서 분명 구분되더라는 것이다.

 

학창 시절의 음악 수업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얼마 전 좀 더 자세하면서도 쉬운 실용음악 화성학에 대한 갈급함을 채워 줄 책 한 권이 손에 들어왔다. 입문자와 입시생 모두가 독학하기 쉬운 음악이론에 관한 교재로서 화성학 선생님을 찾아가서 적지 않은 레슨비를 지불하며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교재의 출간 소식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책을 펼치고 보면 알 수 있듯이 내용이 매우 알차다. 음악의 3요소인 멜로디, 화성, 리듬에 대한 개념부터 정립해 준다. 그리고 학창 시절 배운 오선, 음자리표와 각종 악상기호 등에 대한 내용을 보고 있자니 어렴풋이 음악 선생님께 배웠던 내용들이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책의 장점은 각 단원에서 주요한 학습내용을 설명한 후 핵심정리를 통해 배운 개념을 요약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연습문제를 통해서 학습자가 내용을 얼마큼 잘 이해했는지를 셀프체크할 수 있도록 배치해놓았다. 그리고 학습자가 음악이론을 공부하며 궁금해할 수 있는 내용들을 <CHECK>항목을 따로 마련하여 친절하게 설명하고 풀이해놓은 점도 이 책이 가진 특징 중 하나다.

 

사실 서점에 가면 이미 실용음악 화성학 책들은 적지 않게 출간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다수의 실용음악 화성학 교재가 어느 정도 음악 이론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필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아주 기초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미리 깔고 들어가기에 완전 초보 입문자들에게는 적합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펼치고 내용을 훑어보면서 제일 피부에 와닿았던 점이 바로 저자가 그야말로 높은 음자리표와 낮은 음자리표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매우 친절하게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유아에게 이유식을 떠먹여주듯 쉬우면서도 상세하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나는 드럼과 퍼커션을 조금 배웠기에 기초적인 악전과 음표, 쉼표, 마디의 구성과 같은 내용들은 어렵지 않게 이해했는데 역시나 타악기를 배운 사람의 한계는 음정과 화음, 조성과 같은 내용이 시작되면서 진도가 쉽게 나아가지를 않는다는 점이다. 내게는 음계, 다이아토닉 코드, 텐션과 같이 조금 어려운 단원까지는 현재 상태로서 봐서는 사실 무리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틈날 때마다 조금씩 공부하고 익혀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독학으로 이해가 어려운 단원들까지도 마스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부록으로 음향학에 대한 내용을 함께 실어줘서 소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내용들은 저자가 독자에게 주는 말 그대로 부록이며 선물이다. 음악 이론을 공부하며 항상 느끼는 것이 음악이 마치 수학과 같다는 나만의 생각이다. 정해진 음악적 규칙과 법칙 사이에서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이 마치 정답이 정해져 있는 수학의 그것과 같다. 그러나 음악은 그 안에 나름의 생명력 있는 흐름을 갖고 있고 또한 기승전결의 문학적 구성을 가진다. 그렇기에 수학보다는 더 다이내믹하고 매력적인 분야가 아닐까?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 기분 전환을 위해 틀어놓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답답하고 우울한 일상의 기분을 날려 줄 신나는 음악 한 곡을 아무렇게나 흥얼거린다 한들 누가 뭐라고 하랴! 신나게 드럼 스틱을 휘두르며 북을 두드리고 나만의 리듬을 새긴다 한들 그것 또한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하지만 학문이라기보다는 예술에 더 가깝다고 말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을 공부하고 악기를 연주하거나 우리 주변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야 내가 연주하고 감상하는 음악이 한층 더 신나고, 정감있게 다가올 수도 있으리라.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우리의 음악적 욕구를 만족시켜주기에 최상의 교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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