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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지혜의 잠언 구절 또박또박 영어로 따라쓰기,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by 독서블로그123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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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잠언 구절 또박또박 영어로 따라쓰기

신앙을 가진 부모로서 아이들을 키우며 항상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는 개신교 신앙안에서 자녀들을 바르게 양육하고 키워내야한다는 하나님 앞에서의 부담감입니다. 개신교 신자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우리들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부에게 잠시 맡겨주신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여기고 우리는 다만 자녀들을 향해 청지기적 마음을 가지고 다가가야 함을 배웁니다. 그렇기에 우리 부부 또한 항상 고민하는 부분은 자녀들에 대한 신앙교육입니다. 우리집 1호는 현재 크리스천 대안학교를 다닙니다. 그리고 본서는 개신교 신앙을 강조하는 학교 내 바이블 클래스의 이번 방학 숙제로서 구입한 책이고요.

 

책의 구성은 구약 성경 중 지혜의 책이라 불리는 잠언의 명구를 영어로 따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잠언 31장 전체의 구절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잠언의 말씀 중 주요 명구들을 선별하여 편집했습니다. 우선 하루에 한 문장을 뽑아서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제시합니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그리 높지 못하기에 하루 한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 중 하나죠. 아이가 처음부터 문장에 기가 질려서 나가 떨어지는 것보다는야 낫다고 여겨집니다. 이어서 학습하는 아이가 문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 문장을 한글과 더불어 구문을 나눠서 제시해놓은 것은 편집자가 아이들의 눈높이를 정확히 파악한 흔적이 엿보이는 탁월함이네요.

 

구문 분석을 통해서 문장을 어느 정도 이해한 후 이제 아이는 문장 전체를 영어로 따라 씁니다. 한글을 처음 배울 때 점선으로 글자를 따라 쓸 수 있도록 만든 노트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영어 단어를 줄에 맞춰서쓸 수 있도록 배려했고, 짧은 문장은 두번씩 쓰고, 긴 문장은 한번씩 쓸 수 있도록 공간을 배정했어요. 그리고 이어서 문장을 구성하는 주요 단어들을 또박또박 따라 쓰도록 제시합니다. 단어를 쓰고 난 후에는 퀴즈를 푸는 것처럼 문장 중 빈칸을 제시한 상태에서 문장 전체를 쓰며 빈칸의 단어를 채우는 미션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저학년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과제 중 하나인 또박또박 작게 쓰기 미션입니다. 사실 어른들도 영어 단어 작게 쓰라고 하면 쉽지 않은 일인데 아이들에게 영단어 작게 쓰는 일은 제법 어렵죠. 그러나 동일하게 점선을 그려놓았기에 아이가 어렵지 않게 따라쓰네요.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며 백미인 것은 바로 <생각하기>라는 마지막 단락입니다. 아이가 오늘 공부하며 따라 쓴 잠언 구절이 의미하는 바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묵상 코너예요.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좋았어요!

 

잠언 구절을 영어 단어로 따라 쓰는 것 정도로 뭐 얼마나 신앙교육이 되고 아이가 하나님을 알아가겠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지 모르겠지만 우리 속담에 가랑비에 옷젖는다는 말이 있죠. 신앙교육도 꾸준함과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세속적 세계관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정신을 혼미케 하기 전 하나님의 말씀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가르쳐 거룩한 습관을 들이도록 만드는 데 있어 본서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지혜의 말씀인 성경 잠언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가고 더불어 영어 공부를 통해서 학문적 역량도 쌓아감으로서 아이들이 예수님처럼 키와 지혜가 자라고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더욱 더 사랑스러워져갈 수 있도록 돕는 작은 습관의 실천을 이 책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었다. 계약 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와 같이 세입자들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법이라고 한다.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찬반 의견이 뜨겁고 이권 당사자들은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혈안이 되곤 한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현대 사회에 있어서 특히 자본주의 경제 사회에서 정말 '돈'이 가지는 위상과 의미는 남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해보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이러한 상념 속에 만난 책은 바로 이 돈에 관한 역사를 다룬 저작이다. 책을 받아들고 저자의 이름이 눈에 익었기에 찾아보니 오래전 읽었던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을 쓴 '미야자키 마사카츠' 교수였다. 이전 책을 제법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기에 본서 또한 기대감을 가지고서 펼친다.

 

총 크게 6장으로 나뉘어서 초반부에는 돈의 탄생과 문명과의 관계를 통해 인류 문명의 태동과 함께 돈이 어떻게 생겨났고 발전해왔는지를 흥미롭게 기술한다. 이후 대항해 시대를 통해 유럽의 각국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그곳에서 파생되는 각종 자원과 물품들이 어떻게 각국의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오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롭다. 한 예로 네덜란드에서 튤립이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다. 튤립은 원래 오스만 제국에서 들여온 이국적인 품종의 꽃이다. 그런데 이 튤립의 알뿌리가 변종을 일으키면서 독특하고 화려한 무늬의 튤립이 양산되기 시작했고, 이것을 엄청난 돈벌이의 기회로 삼은 네덜란드 상인들이 튤립의 변종 품종들을 다량으로 수입했다. 이후 튤립의 엄청난 가격 폭등으로 말미암아 너도나도 튤립을 사들이려는 붐이 일어났다고 하니 일개 밭에서 자라는 꽃송이 하나도 돈이라는 가치로서 높이 평가된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또한 우리가 먹는 수많은 음식 속에 빠지지 않고 첨가되는 설탕 또한 엄청난 금액의 경제적 부를 창출시킨 품목이었다는 사실과 그 설탕이 노예 무역과 연관되었다는 이야기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브라질과 서인도 제도에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을 행하는 유럽의 농장주들은 유럽으로부터 유입된 전염병으로 선주민의 수가 감소함으로써 노동력을 얻지 못하자 아프리카 노예들을 사들여서 늘어나는 설탕의 수요를 충당했고, 이로 인해 그들은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되었다. 설탕이 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고, 그로 인해 노예 무역이 더욱더 활성화되었다는 사실은 돈을 통해 인간의 존엄도 손쉽게 폐기될 수 있다는 돈의 어두운 면을 쉽게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나는 경제와 관련해서는 완전히 문외한이다. 주식이나 펀드와 같은 경제 관련 이야기들은 내게는 머나먼 이국의 언어다. 경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경제관념이 이처럼 없다. 그래서 가끔 돈의 기준은 무엇일까? 유아적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들은 바로는 금의 보유량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 금이라는 것도 일종의 광물이고 사람이 직접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그렇게 큰 가치가 있을까 하는 매우 무식한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금본위 체제와 국제통화로서의 금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배가 고프다고 당장 금괴를 씹어먹을 수는 없지만 우리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수 있는 음식을 살 수 있도록 매개체의 역할을 해주는 종잇조각으로서의 돈에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 금이며 그것은 반드시 희소성이라는 필수 조건을 가져야 한다는 것! 반드시 희소해서 구하기 어려워야 한다. 예를 들어 아무 데나 굴러다니며 쉽게 구할 수 있는 돌맹이를 가지고 가서 음식을 사려고 한다면 그 사람을 제정신으로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부는 이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다. 영향력있는 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자신의 수하에 있는 간부급 공무원들 가운데 집이 2채 이상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거주할 집만 빼고 나머지 집들은 모두 매각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단다. 부동산이 투기의 온상이 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안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부동산뿐 아니라 돈 자체가 투기가 된 오랜 역사를 책을 통해 거슬러 올라가 볼 때 돈이 투자와 투기의 외줄타기를 해 온 내용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더불어 인류 문명이 탄생한 이후 현물을 직접거래하는 시기를 지나서 무엇인가 손쉽고 가볍게 다양한 물건을 거래하기 위한 화폐의 탄생 그리고 그에 얽힌 여러 가지 다양한 비화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당장 지금이라도 생활필수품을 장만하고 밥을 먹고 살아가야 하는 누구 하나 이 세계의 경제 구조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에 우리 지갑 속 돈이 지나온 역사를 읽어보는 것도 이번 여름 휴가철을 맞아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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