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아버지 마음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라는 문구는 우리가 주위에서 너무나 많이 듣는 말중에 하나일 것이다. 또한 사랑이라는 단어가 요즘 세대처럼 넘치도록 과하게 표현되어지고 심지어는 남용되어지는 세대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현대인들에게 식상하고 진부하기까지 느껴지는 사랑의 표면적 의미를 뛰어넘는 획기적이고 생명력 가득한 진정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하나님의 아버지 사랑은 우리의 연약함을 강함으로 바꾸시며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시고 어루만지시는 강력한 힘이 있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만이 우리를 회복시키신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사랑은 그분의 성품 가운데서 흘러나온다. 그래서 그것은 그 사랑 가운데 거하는 자들에게 진정한 평안과 안식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다.
본서는 하나님의 성품과 사랑에 대한 주제에 대해 함께 나누기를 즐겨하는 플로이드 맥클랑 목사의 저서로서 총 8장, 15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적은 분량의 신앙도서이다. 그러나 이 책의 첫장을 펼쳤을 때 독자는 사뭇 심각한 내용들을 접하게 된다.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이 무엇인가를 배우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수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마음과 내면 안에 심겨져 있는 비뚤어지고 일그러진 아버지상에 대한 내용이 그것이다. 육신의 아버지가 하늘의 아버지처럼 사랑과 인애가 많으신 그러한 아버지가 아니라 어린 시절 매일마다 어머니를 때리고 자신과 형제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며 심지어는 성적인 학대를 일삼았던 폭군과 같은 존재였다면 당연히 그러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머나먼 우주의 언어를 이해해야하는 것과 같이 어렵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과거에 육신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와 아픔은 성인이 되고 신자가 된 이후 하나님 아버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크나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결코 낙망하고 주저앉아 있을 필요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우리에게 향하신 우리의 진짜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의 갖은 수모와 수치, 고통을 담당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체적인 내용이 하나의 주제인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이라는 큰 틀안에서 기술된다. 그러나 특징적인 것은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8개의 각기 다른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라는 다소 피상적인 메시지를 뛰어넘어 다양한 고민에 대한 솔루션이 제공된다. 육신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용서 이야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정을 주신 이유, 우리의 마음이 상처로 고통받고 있을 때 대처하는 방법, 부정적인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치유책, 실망이나 낙담 속에 던져졌을 때 취해야 할 바른 태도, 하나님의 깨어진 마음을 이해할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탕자와 같은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아버지가 아닌 하나님 안에 있는 인격적이고 따뜻한 아버지가 가지는 영향력 등 별로 연관성 없어 보이는 8개의 다른 주제들은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이라는 큰 틀안에서 서로 연결되고 연합되어져서 한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교회 안에서 각계각층 다양한 배경을 지닌 신자들을 만나게 된다. 믿기지 않는 끔찍한 학대와 폭압 속에서 죽지 않고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의문일 정도의 고통스런 삶을 살아 온 신자도 있고, 반면 너무나 따뜻하고 건강한 가정 안에서 그늘없이 성장해 온 신자들도 있다. 그러면서 발견하게 되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방금 언급한 두 부류의 사람들 모두에게 그리스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시말해서 고통 가운데 살아온 사람들이나 사랑만 받고 살아온 사람들 모두가 우리의 진짜 아버지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결핍과 충족이라는 외적 상황이 우리의 근원적인 내면을 변화시킬 수 없다. 저자는 오직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참된 사랑만이 우리 모두의 그 뿌리깊은 영적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말한다. 이 세대의 깨지고 부서져 아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은 따뜻한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性
N번방 사건의 주범과 공범들이 줄지어 구속되어지면서 그들이 저지른 범죄의 민낯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지금 우리 시대만큼 음란물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때가 인류 역사상 없었다. 그렇기에 어린시절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라는 최첨단 문명의 이기들을 이용한 각종 음란물을 너무나 손쉽게 접하였던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음란물의 유혹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性중독의 희생물이 되곤한다. 왜곡된 性개념을 갖게 만드는 이러한 음란 사이트와 각종 음란물의 위해는 이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거대한 파도가 되어 다가온다.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견지해야 할 바른 성경적 性개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알려주는 작은 신앙도서 한권이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풍기듯이 "性"이라는 주제를 성경적 관점으로 풀어가는 책이다. 본서의 저자 '딘 셔만' 은 性윤리의 타락으로 혼탁해져만 가는 현 시대의 상황을 정확히 읽고 그것을 관계의 측면에서 풀어가는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性은 하나님의 독창적인 창조물이고 또한 그것은 사단이 거짓으로 이야기하는 말초적 쾌락만을 가져다주는 도구가 아닌 관계로서 이해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을 가지고 만나는 데이트의 풍성함, 하나님과의 관계에 바탕을 둔 이성교제 그리고 관계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성의 아름다움과 부요함, 그리고 하나님안에서 누리는 자유함, 각각의 성의 매력, 하나님안에서의 관계의 즐거움과 그 원리들의 실제 그리고 이미 실수한 이들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놀라운 치유, 회복...
분명 性은 태초에 남자와 여자를 만드신 하나님의 고유하고 독창적인 창조물이었고, 가장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것이며 성스럽고 거룩한 것이었다. 남녀가 만나 결혼을 통해 영혼육의 결합을 이루는 性의 신비는 결코 세상의 어떠한 존재도 흉내낼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행위이자 창조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인간의 타락 이후 죄가 이 땅 가운데 들어오면서 사단은 性이 가진 참된 거룩함과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것으로부터 그의 죄된 작업을 시작해간다.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범죄한 후 제일 처음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서로의 벗은 몸이었다. 범죄하기 전 그들은 서로의 벗은 몸에 대해서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죄로 인한 수치심은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벗은 몸을 부끄러워하게 만들었다.
사단은 性이 가져다주는 육체의 말초적 쾌락만을 내세우며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욕정과 정욕을 채우도록 부추긴다.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다른 이들의 인격과 영혼의 파괴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짐승과 같은 정욕만을 불러일으킨다. 마음과 양심에 욕정의 화인 맞은 사람들은 내 이웃의 몸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탐한다. 그러나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사단이 왜곡한 性의 참된 모습을 밝힘으로써 이 시대가 얼마나 타락했는가를 고발하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아름다운 性의 성경적이고 건강한 원래의 모습이 회복되어지도록 격려한다.
또한 저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매력과 정욕의 차이를 설명한다. 매력은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선물로서 이성에게 끌리도록 만드신 그 무엇이다. 그러나 정욕은 상대방을 단지 몸을 가진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로 격하시킨다. 성경적 세계관은 모든 사람이 가치있는 고유한 존재임을 말한다. 모든 사람이 가치가 있는 것은 그 사람이 현재 하나님과 사귐을 갖고 있지 않다 해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귀한 자이기에 그렇다. 그렇기에 왜곡된 현대의 性개념은 내 이웃을 매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욕으로 바라보도록 부추긴다.
이 책의 탁월한 점은 性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결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본래 性은 하나님께서 남여가 만나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룩한 행위로서 계획하셨다. 그렇기에 저자는 性을 가장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뿐임을 강조한다. 아궁이 속에서 타는 장작불은 귀중한 연료가 되지만 아궁이를 벗어난 장작불은 주변의 모든 것을 태워버릴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듯이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性은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만 결혼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性은 결코 낭만적이지도 않고, 주변의 사람들을 아프게만 하는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통찰에 가장 크게 놀랐던 점은 性을 관계(relationships)로 해석하고 이해한다는 점이다. 어디서도 性을 관계적인 측면에서 설명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기에 너무나 탁월한 저자의 혜안에 감탄했다. 혼탁한 세대 가운데 하나님 안에서 그분이 인정하시고 기뻐하시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이성교제를 꿈꾸는 모든 그리스도인 청년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내 영혼의 구원자로 영접하는 회심의 경험을 했다해도 신자의 영혼안에는 여전히 죄가 존재한다. 우리 주변에는 한번 구원을 받았으면 모든 죄로부터 용서받은 것이니 그 이후의 삶은 회개함 없이 그냥 내키는대로 막 살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이단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개신교 구원론이 말하는 성화를 잘못 이해하고 적용한 것이다.
본서는 청교도의 황태자 '존 오웬'의 저작 가운데 '죄와 은혜의 지배'와 함께 죄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 저서 가운데 한권이다. 그 중에서 본서는 이미 하나님의 자녀가 된 신자들의 영혼안에 자리잡고 있는 죄악에 대한 본질과 효능, 특징, 행위와 활동에 대해서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본서는 크게 4부로 나뉘어 있는데 우선적으로 로마서 7장 21절의 말씀을 기반으로 성경은 죄에 대해서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를 통해 죄의 본질을 성경적 시각으로 규명한다. 신자의 영혼을 옥죄고 결국에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파괴시키는 죄의 권세와 효능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본서를 통해 상세하게 배우고 발견할 수 있음은 독자들에게 있어 크나큰 수확이다.
또한 신자의 영혼 안에 내재하는 죄가 어떤 방법과 수단으로 신자들로 하여금 죄를 선택하고 죄를 잉태하여 실제적인 죄악을 저지르도록 유혹하고 압박하는지에 대한 존 오웬의 강론을 읽다보면 다시 한 번 인간 영혼에 대한 그의 깊은 이해와 말로 표현하기 힘든 풍부한 신학적 식견, 혜안에 긴 감탄사와 더불어 깨달음의 탄식이 흘러나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존 오웬은 죄의 효능과 힘에 대해 설명하며 죄가 신자와 불신자를 어떻게 구분하여 역사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그의 천재적인 통찰을 선보인다.
그런데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존 오웬이 죄의 문제를 인간론의 맥락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과 인간의 타락 그리고 인간은 결코 자신의 힘으로 본래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을 회복할 수 없다는 철저한 자기인식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어떠한 소망도 없음을 발견하게 만든다. 오웬이 말하는 인간론에 있어서 중생한 신자는 죄의 작용과 은혜의 작용 가운데 서 있는 존재이다. 오웬은 본서를 통해 몇가지 생소한 철학적 개념을 전달하는데 우선 '마음의 틀'이라는 개념을 들수있다. 이 마음의 틀은 인간의 지성과 의지와 감정에 관여하는 마음의 성향이다. 이 마음의 틀은 죄의 성향의 지배를 받으면 인간의 자기사랑과 정욕, 육욕으로 가득해지며 은혜의 성향에 의해 지배를 받으면 하나님의 사랑과 거룩한 열심을 통한 하나님의 기쁨을 지향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인간 내면안에 있는 마음의 틀이 어떠한 성향에 의해 지배를 받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인간의 외적 삶의 행동을 결정짓는다.
즉 복음을 받아들이고 회심과 중생을 경험한 신자라할지라도 그의 내면 안에는 여전히 죄와 은혜의 성향이 함께 상존하고 신자는 이 상반된 작용 속에서 마치 줄다리기하듯 믿음의 경주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오웬은 죄의 성향 아래에서 고통받고 낙담한 신자들에게 소망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신자의 영혼 안에 계속적인 죄의 성향이 잔존하고 우리의 지성과 의지와 감정을 죄의 영향력 아래에서 좌지우지하려고 도전하지만 신자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의 성향이 여전히 항존한다는 크나큰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있다. 결코 너희를 고아같이 버려두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신 주님의 약속은 결코 일점일획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신실하게 응답될 것이다. 그렇기에 신자는 죄 가운데 있을지라도 회복과 구원의 은혜를 바랄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뚜껑을 덮으며 지금의 조국 교회의 강단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죄에 대한 설교가 사라져버린 대다수 조국 교회 강단에서 죄나 회개와 같은 주제들은 이제 더 이상 성도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와 같이 강단언저리로 밀려난 지 오래이다. 대신 그와 같은 묵직한 신학적이고 교리적인 주제들의 빈자리를 축복, 번영, 성공, 비전, 각종 윤리적인 설교들이 차지하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했지만 본서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깊이있는 설교를 접해본 적이 없다. 어린시절부터 출석했던 교회는 오직 은사만을 강조했던 카리스마틱한 교단의 교회였다. 그렇기에 나는 뭔가 영혼의 심연을 울리는 강하고 육중한 말씀의 깊이를 맛본적이 없다. 물질 축복받고 사업성공하고 자녀들 좋은 대학 가는 것만이 예수 믿고 복받는 것이라는 너무나 세속적인 가치에 퇴색된 말씀 속에서 본서와 같은 숨이 멎을것만 같은 오직 성경이라는 정통 개혁주의 신학으로부터 비롯된 책 한권에 몇날몇일을 행복에 겨워 책의 표지를 몇번이고 쓰다듬곤 했다.
신자의 영혼 가운데 실제적인 죄의 본질과 권세, 그리고 신자들의 삶을 옭아매고 있는 죄의 정체를 깨닫고 대처하도록 돕는 깊이 있는 설교의 부재는 병의 원인도 모르고 죽어가는 환자들과 같이 궁극적으로 신자들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나아가서는 조국 교회에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본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용감한 설교와 설교자가 그리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