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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결혼 신학, 예배인가 쇼인가, 말씀 앞에 머무는 삶

by 독서블로그123 2024.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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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신학

얼마 전 SNS를 통해 모 기독교 방송사에서 교계의 목회자 한분을 초대해서 현대 사회 속에서 만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과 일종의 신앙적 고민에 대한 해답을 듣는 솔루션 프로그램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내가 본 영상의 그날 주제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이혼' 에 관한 문제였고, 일종의 정답(?)을 제시해주는 목사님의 이혼에 관한 성경적(?)해석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영상을 통해 목사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의 이혼은 합당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잘못된 결혼으로 고통받기를 원하지 않으시기에 우리는 아무 거리낌없이 이혼을 선택할 수 있다"는 논지를 펼쳐가셨다. 어찌나 말씀을 조리있게 잘하시든지 정말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그러나 다 듣고 난 후 뭔가 모를 그 찝찝함은 지울 수가 없다. 한명의 신자로서 나는 이러한 예민한 주제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었기에 당장 관련 도서를 찾았고, 본서를 집어들었다.

 

존 파이퍼...복음주의권에서는 워낙 유명한 목회자가 자신의 40년 결혼 생활을 바탕으로 성경에서 길어 올린 결혼에 관한 기막힌 책이다. 존 파이퍼 목사는 이 책에서 결혼에 대한 진정한 성경적 정의를 깊은 신학적 통찰을 통해 가감없이 드러낸다. 성경이 성경 자체의 진리를 변증하듯 이 탁월한 목회자가 말하는 결혼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나는 서평의 서두에서 언급한 그 솔루션 프로그램에서 신자의 이혼을 마치 하자있는 물건을 마트 고객센터에 가서 환불처리하는 일 만큼이나 손쉬운 일로 치부해버리는 그 목사님의 세상 편한 답변에 대해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말씀은 아무나 전하는 것이 아닌가보다.

 

존 파이퍼는 본서에서 결혼의 궁극적 목적과 가장 고상한 의미에 대해 신랑되신 그리스도와 신부된 교회의 언약 관계를 드러내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것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의 주된 의미는 사랑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언약' 을 지키는 것임을 강조한다. 결혼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와 예수님이 자기 백성과 관계 맺으시는 방식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복음의 영광을 실제 삶에서 나타내는 것이며 복음의 실제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즉, 결혼의 가치가 싸구려로 취급되는 세상 속에서 신자의 결혼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듯 결혼이라는 고귀하고 성결된 가치를 세상 속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 결혼의 핵심이며 목적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성경에 나와있는 수 많은 결혼과 관련된 성경의 증언을 토대로 결혼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결혼과 언약의 관계, 결혼과 그리스도와 교회의 모형, 결혼과 남편의 역할, 아내의 역할, 결혼과 성, 출산, 자녀양육, 독신, 이혼과 재혼까지 신자가 궁금해하는 바르고 성경적인 결혼관에 대한 내용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특별히 신자의 이혼, 재혼과 같은 문제는 현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소위 핫이슈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제시받지 못하는 신자들은 혼란스러움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두의 방송에 나온 목사님처럼 불행한 결혼, 질질 끌 필요없이 그냥 속 편하게 이혼하고 새출발하라고 말하는 분도 계실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의 진정한 성경적 의미를 배우게 된다면 그러한 답변이 목회자가 결코 해서는 안되는 얼마나 편의주의적이고 무책임한 답임을 알게 된다.

 

저자 존 파이퍼는 이혼에 대해서 성경은 단호하게 No! 라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성경의 수 많은 구절을 증거로 제시한다. 예외는 없다! 원칙적으로 성경은 신자의 이혼을 금한다! 그러나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과 용서를 베푸시는 그 한량없는 은혜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이혼을 금하시지만 죄성으로 가득한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이혼을 행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죽기까지 사랑하시듯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은혜는 기어이 이혼을 강행한 사람들이 참으로 자신의 죄와 과오를 용서받기 위해 하나님 앞으로 나올 때 조건없이 베풀어진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언약적 헌신을 세상 속에 참된 실제로 보여줘야하는 거룩한 소명을 헌신짝처럼 벗어던졌지만 하나님은 교회 된 우리와의 영적 결혼 언약을 결코 파기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끝까지 인내하며 품으신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복음이다!

 

결혼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적 결합, 출산과 자녀 양육의 문제, 독신자들에 대한 이해, 재혼의 문제 등 너무나 궁금했던 이슈들을 바른 성경적 관점으로 하나하나 조목조목 풀어가는 존 파이퍼 목사의 내공이 느껴지는 저작이다. 40년을 한결같이 한 여자의 아내로 다섯 아이(1명은 입양)의 아빠로서 그리고 한 지역 교회의 훌륭한 목회자로서 살아낸 그의 삶 자체가 자신이 저작을 통해 풀어내는 내용의 진실성을 투명하게 뒷받침해준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결혼과 연관시키는 전통적인 성경 해석 방법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발전시켜서 결혼 관계 안에서 다루어지는 세부적인 하위 주제들까지 접근하는 그의 통찰에 박수를 보낸다.

 

저자가 이 책을 쓰던 당시 미국 가정의 10쌍 중 4쌍이 이혼을 함으로서 가정이 깨어졌다. 개인주의와 실용주의가 대세로 여겨지는 한국은 어떠한가? 결코 적지 않은 수의 가정이 웰 피니쉬하지 못하고 중도에 가정을 깨버린다. 우리의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 기껏해야 80이면 우리 모두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릴 이 짧은 인생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이룬 결혼과 가정의 가치 또한 영원하지 않다. 영원한 것은 오직 우리의 코에서 생기가 끊어지는 그날 이후 펼쳐질 영원한 실재인 하나님의 나라 뿐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책의 부제를 통해 '영원한 것을 보여 주는 일시적 결혼' 이라고 우리의 결혼을 정의 내린다. 현재 우리의 결혼 생활이 죽을만큼 힘든가? 신혼의 낭만이 없는가? 죽지 못해 사는가? 조금만 있으면 다 끝난다. 언약적 헌신의 위대한 청사진을 우리의 삶과 결혼을 통해 증명할 수 있는 한번 밖에 오지 않는 영광스런 기회를 경솔하게 차 버리는 우를 범하지말길...

 

예배인가 쇼인가

책을 읽으며 내면의 양심이 날카로운 송곳과 같은 것으로 고통스럽게 찔려본 경험이 있는가? 나에게는 오늘 리뷰하게 되는 책이 이와 같은 저작 중 한권이다. 바로 시대를 읽는 메시지를 통해 20세기의 선지자라 불리는 '에이든 윌슨 토저' 목사의 현대 교회와 그곳에서 드려지는 예배에 대한 강력하고 통렬한 외침이 생생한 <예배인가, 쇼인가!>이다. 현대 복음주의 교회의 강단이 쇼무대로 변해가고 있음에 대한 토저의 통렬한 비판과 경책은 이 책을 읽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한번쯤 깊이 상고하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이다.

 

저자는 본서를 3부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인간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하며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로 시작되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문의 내용을 토대로 인생의 목적은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예배하는 것임을 역설한다. 하나님이 하나님답게 여겨지지 않고, 예배 받지 못하시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예배를 받으시기 위한 것임을 상기시킨다. 책의 내용 중 나의 머리를 때리며 지나가는 한 구절이 있다. "만일 당신이 일주일의 7일간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일주일에 단 하루도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는 것이다.(중략) 만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계속 삶의 예배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주일의 공예배 또한 참예배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수 많은 신자들의 삶이 이렇지 않은가 자문해본다. 주어진 6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하나님답게 여겨지도록 신자된 자들의 삶이 세상 속에서 참된 예배의 삶을 살아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 주일에 모여 예배드리는 공예배 또한 참된 예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지적이다.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후벼파는 이야기인가? 신자들의 참된 예배의 일상을 통해 불신자들은 그들의 삶의 이면에 있는 하나님이라는 신적 존재의 실재를 전달받는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삶의 예배로서 드려지는 자연스러운 전도요, 선교임을 성경은 마태복음 5장 16절을 통해 "너희 들의 착한 행실을 보고 세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말한다. 세상 속에서 불신자들과 별반 다름없이 아옹다옹 다투며 물어뜯고 결코 양보치 않으며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악다구니한 삶을 살아가기에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욕을 먹고 손가락질을 받는다.

 

더불어 저자는 교회의 세속화를 가장 강력하게 비판한다. 어쩌면 본서가 가지는 가장 핵심적인 주제 중 하나가 바로 교회의 세속화와 현대 복음주의 교회 강단의 변질이다. 쇼무대로 변질되어가는 현대 복음주의 교회 강단의 모습을 보고 그 누구도 옷을 찟고 애통해하지 않는 통탄할 만한 세대 속에서 이 20세기의 사도가 외치는 부르짖음은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우리 시대는 형식과 비형식의 문제를 떠나서 내실있는 의미와 사랑, 예배와 내적인 영적 실재의 추구가 없는 그저 화려한 볼거리와 재미로 충만한 껍데기 예배가 판을 치는 세대이다. 언제부터인가 열린 예배라는 미명하에 한 트럭이 넘는 음향과 조명 장비를 쏟아내고, 현란한 조명과 고막이 찢어질 정도의 사운드로 찬양예배를 드리는 소위 복음주의 교회 예배의 모습이 본서의 내용과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다양한 악기와 강력한 사운드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미친듯이 날뛰게 만들고, 눈물샘을 자극하여 한바탕 시원스럽게 감정을 배설하게 만드는 예배들. 그러한 예배에서 만족을 느끼는 대상은 하나님이 아니시라 오직 두 부류의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다. 앞에서 마치 스타가 된 것 마냥 찬양을 인도하는 인도자와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회중들. 그러나 예배당 문을 나서면 예배 속에서 은혜받았다고 하는 신자들의 삶은 여전히 세상 속 불신자들의 삶과 별반 다름이 없다. 삶은 변하지 않고 단지 참석하는 사람들의 영적 카타르시스를 동반한 감정의 배설을 통해 은혜받은 것인 양 착각하게 만드는 수 많은 현대 복음주의 교회의 예배들. 저자는 본서를 통해 이와 같이 삶이 변하지 않는 즉, 분명한 회심의 증거인 '도덕적 변화' 가 없는 신자들의 삶에 대해서 분명하게 일침을 놓는다. 이렇듯 저자인 토저 목사는 완전히 복음과 동떨어진 이단과 사이비에 의한 복음 변질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복음주의 교회 강단에서의 예배 변질임을 꼬집고 있다. 우리가 주님께 드리는 예배가 주님과는 어떠한 연관성과 관계가 없는 우리들의 영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이 될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교묘하게 예배의 겉모습만을 뒤집어쓴 쇼가 버젓히 교회 강단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토저는 무섭게 비판한다. 책의 내용이 워낙 래디컬하기에 어찌보면 이 책을 읽고 거북스러움을 느끼며 반감을 갖게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어느 순간 빨간펜을 들고 줄을 그어가며 읽을 정도로 저자가 말하는 메시지 하나하나를 통해 마음의 옷깃을 여미며 새겨듣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만큼 토저의 경책과 질책은 예언자답고 선지자답다. 그의 주장은 순수 복음에서 단 1%도 벗어날 수 없음에 대한 당연한 목소리이다. 그를 신비주의자라고 말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교회의 세속화를 비판하며 순수한 복음이 세상과 야합하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신비주의자였고 2차 십자군 운동을 지지하는 오점을 남겼지만 하나님 앞에서 바른 길을 걸어가려 몸부림쳤던 중세시대 '클레르보의 버나드'의 향기가 난다.

 

누구를 탓하고 누구에게 화살을 돌리기 이전에 저자는 독자 본인에게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라고 경고한다. 나 또한 책을 덮으며 나의 신앙과 예배의 모습, 삶의 태도와 나를 둘러싼 이웃과의 관계를 먼저 점검하게 된다. 나의 6일의 삶과 1일의 예배는 일치하는가? 나의 예배와 삶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즐기며 나 자신의 신앙적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는 쇼무대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나의 삶은 복음으로 변화되고 있는가? 그래서 사과 두개를 가졌다면 한개도 못가진 자들에게 적어도 내가 가진 사과 한개는 줄 수 있는 여유와 넉넉함이 묻어나는 복음적 삶을 추구하고 있는가? A.W. 토저...그의 날카롭고 강력한 비판과 질책을 달게 받고 싶어지는 책이다.

 

말씀 앞에 머무는 삶

그리스도인들이 매일 아침 또는 늦은 밤 고요한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그 성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깊이 되씹고 곱씹는 숙고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QT(Quiet Time)또는 묵상(Meditation)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하루 세끼 육의 양식을 먹지 않는다면 힘을 쓸 수 없고, 급기야는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신자된 자들에게 있어서 육의 양식에 비견되는 것은 바로 영의 양식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일이다. 말씀 묵상을 통해 신자는 육체가 음식물을 통해 영양분과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과 동일하게 신자의 영적 성장과 건강한 신앙 생활을 위한 영적인 영양분과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그렇기에 말씀 묵상은 신자들에게 있어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신앙 생활의 필수적 요소이다.

 

이렇게 중요한 말씀 묵상에 대한 얇지만 매우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책 한권을 만난다. 말씀 묵상이라고 하면 사실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거나 그 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따분하거나 진부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본서는 흥미로운 묵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책을 읽는 독자를 책 속으로 몰입케 만들기에 충분하다. 묵상을 통한 하나님과의 깊이있는 교제, 그로 인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기쁨과 즐거움, 자유함은 말씀 묵상의 사람 다윗과 여호수아의 예를 통해 더욱 더 말씀 묵상의 신선함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본서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 우리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 말씀 묵상을 통한 우리 삶의 변화, 묵상의 방법, 실제, 유익함 등 자세한 말씀 묵상의 내용들이 오랜 동안 그 자신이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분을 묵상했던 성경교사 '론 스미스' 의 실제적인 삶의 체험을 퉁해서 흘러나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삶의 분주함 속에서 중요한 시간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잠시 그분 앞에 머물면서 적당히 게을러질 필요가 있음을 따뜻한 필치로 도전한다.

 

저자가 말씀 묵상에 대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권면하는 내용 중 하나는 말씀 묵상의 꾸준함이다. 매일의 양식을 먹듯이 꾸준한 말씀 묵상이야말로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특효약임을 말한다. 그러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있어서 매일 아침 또는 늦은 밤에 이루어지는 말씀 묵상의 시간은 간혹 곤혹스러움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어떠한 신자는 말씀 묵상을 빼먹었을 때 자책과 심지어는 정죄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책에서 저자는 꾸준한 묵상을 하지 못했을 때 신자가 느껴야 하는 감정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죄감이나 자책감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끼라도 밥을 먹지 못했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배고픔과 함께 몰려오는 음식에 대한 갈망이며 갈증이다. 말씀 묵상 또한 마찬가지이다. 즉, 묵상을 하지 못했을 때 느껴져야 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은 바로 말씀에 대한 갈망과 진리에 대한 배고픔이라는 점이다.

 

또한 저자는 말씀 묵상을 통해 하나님과의 깊이 있는 교제 가운데 들어갔던 성경의 수 많은 믿음의 사람들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진술한다. 서평의 서두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특별히 3챕터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 함' 에서는 시편의 사람, 다윗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평생 하나님을 노래하고 그분의 말씀을 즐거워하며 그분의 발 앞에서 말씀을 꿀송이와 같이 달게 받았던 사람의 기쁨과 환희에 찬 경험을 서술한다. 더불어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은 매 챕터가 끝나는 말미에 연구 질문을 제시함으로서 소그룹 모임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자신의 생각들을 나누고, 같은 주제를 토론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실제적인 말씀 묵상의 방법들을 자세하게 기술함으로서 묵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아주 친절하고 기초적인 가이드북으로서의 역할까지 톡톡히 감당한다.

 

관상기도, 참선과 같은 이교적 명상, 직통계시와 같은 비뚤어진 종교 행위들에 열광하는 그리스도인들과 심지어 목회자들의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요즘 건강한 말씀 묵상의 이해가 선행될 필요를 느낀다. 말씀 묵상의 유익은 너무나 많다. 책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건강한 말씀 묵상이야말로 우리가 믿고 따르는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미 우리에게 계시된 말씀인 성경을 굳게 붙잡는 것은 직통계시나 이단적 음성듣기 방법으로부터 신자들의 삶을 안전하게 지켜준다. 그리고 참된 묵상의 장점은 말씀을 묵상하고 그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묵상한 말씀을 신자의 삶 속에서 실제적으로 적용하고 열매맺도록 애쓰는 모습을 통해서 진가를 드러낸다.

 

이른 새벽이든 아침이든 낮이든 늦은 밤이든 상관없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 속에서 말씀을 먹고 그것을 하루 종일 되새김질하는 일련의 거룩한 작업을 통해 신자는 진리의 말씀이 삶에 체득화되어지는 경건의 모습을 갖춰간다. 그리고 그러한 말씀 앞에 머무는 삶을 통해 오직 성경의 말씀으로만 충만한 신자의 삶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발할 수 있다. 이렇듯 온전히 말씀에 붙들린바 된 경건의 삶을 열망하는 신자에게 본서는 귀한 교재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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