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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99만원의 자유 치앙마이 한 달 살기, 톨스토이 사색노트, 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

by 독서블로그123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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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만원의 자유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요즘 서점을 가보면 매대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여행 에세이집들이다.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예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진 해외여행의 문턱은 이미 낮아진지 오래다. 거기다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영향으로 많은 이들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낭만을 그리워하며 해외 각지로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떠난다. 이러한 수많은 사람들의 해외여행 물결 속에서 본서는 넉넉한 재정을 가지고 출발하는 여행이나 SNS의 일시적 감동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적 목적의 여행이 아닌 말 그대로 딱 맞는 재정을 가지고 여행지에서 일정기간을 그들과 어우러져 살다오기 위한 목적의 알뜰살이 여행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한달여의 시간을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에서 말 그대로 현지인들과 섞여서 살아보겠다는 결심으로 짐을 꾸리고 무작정 떠난다. 출발 전 숙소 예약이나 제반 다른 준비 사항 없이 그냥 그곳에서 살기 위해서 떠나는 저자의 여행은 여느 관광객들의 힐링이나 눈요기를 위한 여행 목적과는 처음부터 달랐다. 치앙마이라는 지역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가장 저렴하면서도 환경이 좋은 숙소를 결정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먹고 마시고, 주변을 여행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저자는 전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관광객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여행의 묘미를 책에 차곡차곡 기록해놓는다.

 

나 또한 10여년 전 태국 치앙마이에서 4개월여의 시간을 살다 온 경험이 있기에 저자가 기록한 책의 내용과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기쁨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여행의 목적이 아닌 학업의 목적으로 거주했었기에 저자가 한달여의 시간 동안 거닐었던 치앙마이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 크나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내 삶의 반경 속에서 고작 에어포트 플라자, 나이트바자, 선데이마켓, 도이수텝사원 그리고 주일마다 참석한 치앙마이중앙교회(책에도 나오기에 너무나 반가웠다)가 나의 치앙마이 생활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한달여의 시간동안 보고 듣고 먹고 마시며 만지고 호흡했던 치앙마이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담긴 본서는 어쩌면 그곳에 가본적 없는 독자들에게 치앙마이의 수수한 민낯과 속살을 어느정도는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매력이 다분하다. 책장을 넘기며 참으로 부러웠던 사실 한가지는 저자가 그곳에서 셀리와 엘리라는 현지인들을 만나 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머나먼 타국인 한국에서 온 이방인에게 살갑게 다가와 말을 걸고 한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대화의 가교로 삼아 이후로도 계속 연락을 하며 지낼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은 여행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인 것 같다.

 

본서가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책이 스토리를 가진 여행 가이드북이라는 점이다. 가이드의 목적이 강한 책들은 스토리가 없다. 단지 그 지역에 관한 여행 정보만이 가득할 뿐이다. 물론 그러한 것들이 여행 가이드북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책이기에 뭐라고 평할 수 없지만 터미널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꽂혀있는 가이드북의 딱딱함이 아닌 스토리를 가진 가이드북은 낯선 지역에 대한 설렘과 감성, 흥미를 그대로 전달하기에 가치가 있다. 저자는 여행을 위해 환전부터 비행기와 태국 국내 이동을 위한 버스 선택, 숙소 정하기와 같은 기본적인 선택의 순간들을 스토리화했고, 치앙마이의 다양한 관광지와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에 대한 소개를 시간과 장소를 따라 간략하지만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현지에서 찍은 사진들이 이야기와 어울려 한편의 포토북으로서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단지 이곳에 가면 이 음식이 맛있고, 저곳에 가면 어떠한 볼거리가 있다더라의 리포트 형식의 여행 에세이집이 아님을 느낀 것은 저자 본인의 감상과 느낌이 충만한 저자의 의식의 흐름이 물흐르듯이 여행의 감성과 너무나 오묘하게 씽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짧지만 의미있는 시간에 대한 생각들을 그쳐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여기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또 다른 여행 언어로 재탄생시킨다. 저자는 단지 한국의 살인적 추위가 싫어서 따뜻함을 찾아 도피하듯 떠났다고 얌체처럼 스스로를 자위하고 있지만 책장을 펼쳐들었을 때 독자는 저자가 풀어내는 치앙마이라는 낯선 공간에 대한 스토리는 비단 추위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 여행이 아닌 마음 속에 오랜 시간 품고 있었던 저자의 작지만 당찬 소원이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자신의 것만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가는 삶이 우리네 삶이다. 그러나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의 여행은 저자가 위의 말한대로 낯선 환경에의 노출을 통해서 타인을 밀어내는 자신만의 경계를 허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10여년 전 나 또한 치앙마이에서 매일 아침 밝은 미소로 우리 부부의 방을 청소해주었던 현지 직원들의 친절함과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만면에 웃음 가득한 미소로 타지에서 온 이방인들을 반겼던 그들의 넉넉한 마음과 여유있는 삶의 향기가 치앙마이를 떠올릴 때마다 내 마음 한켠에서 향내를 더한다. 저자는 이후 <라오스 한 달 살기>라는 책을 출간했고, 올 겨울에는 스리랑카 한 달 살기를 떠난다고 한다. 아니 어쩌면 벌써 스리랑카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녀의 한 달 살기 프로젝트는 이렇게 to be continued 인가보다.

 

톨스토이 사색노트

지난 여름 <톨스토이 고백록>을 통해서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자전적 이야기를 접한 기억을 안고 집어든 책이 바로 오늘 리뷰를 남기는 <톨스토이 사색노트>이다. 일반적인 단행본과는 달리 본서가 가지는 두드러진 특징은 독자 참여형 도서라는 점이다. 책을 펼쳤을 때 한면은 톨스토이가 발췌한 세계 역사 속에서 크고 작은 발자취를 남긴 인류 지성들의 촌철살인과 같은 짧막한 경구와 금언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반대 페이지에는 독자가 이렇게 귀한 삶의 교훈과 지혜를 묵상하고 사색하면서 오늘 하루 발견한 자신의 모습과 내일을 위한 오늘의 키워드를 직접 손글씨로 적을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놓았다. 오늘 하루 톨스토이의 손을 빌려 재탄생된 지적 유산들이 내 삶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며 이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 속에서 나는 누구이고 매일의 삶의 각축장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내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와 같은 보편적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삶의 고뇌와 그에 대한 해답을 연필을 쥐고 써 내려갈 때 비로소 독자는 머릿속을 휘감았던 실타래와 같았던 삶의 난제가 하나둘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세네카가 말한 조언을 통해 내 자신의 독서 습관을 돌아본다. 하루에도 수십수백권씩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이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 모든 책들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지적 허영으로까지 여겨질 잡식 스타일의 독서 습관은 분명 욕심에 기인한 것임을 고대 로마 철학자의 입을 통해 발견한다.

 

또 한가지 마음을 울리는 격언은 이와 같다. 아마 많은 이들은 현재의 어려움보다는 내일의 소망을 바라며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갈등과 아픔에 대해서 일부러라도 회피하고 싶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굳어진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는 한다. 책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현재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과거는 말할 것도 없고, 다가올 미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현재이다. 현재의 내가 중요한 것이며 현재 내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내 주변의 이웃들이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점은 우리 영혼이 가진 현재성의 실체를 직면하도록 이끈다.

 

마지막으로 나의 머리를 때리고 지나가는 격언은 영국의 사상가 '러스킨'의 말이었다. 정말 멋진 말임을 실감하며 나의 무릎을 친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어떤 사람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종류의 사람에게 러스킨은 침묵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임을 처방해준다. 그렇다. "침묵은 금이다!" 라는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익숙한 다소 상투적인 격언이 결코 상투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침묵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기에 그렇다.

 

또한 자기를 비난하는 자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냄으로서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은 놀랍기만 하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일견 유사한 의미를 가지는 격언이 아닐 수 없다. 나를 비난하는 자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 줄 수 있을까? 그러한 행동을 하려면 그만큼 한 인격의 깊은 성숙함이 전제된다. 즉 자신의 원수에게 온화한 미소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그의 인격 속에 참된 인간으로서의 숙성된 인격과 고결한 인품의 씨앗이 싹트고 있다는 것이다. 즉 미소를 보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것으로 벌써 그 사람은 순수한 인성의 승리자이다.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9년의 마지막 달, 한해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나는 본서에서 톨스토이의 손을 빌어 설파된 인류 지성들의 위대한 격언들에 걸맞는 삶을 살았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본서를 통해서 여전히 미운 사람은 밉고, 보기 싫은 사람은 피하고만 싶은 나약한 정신의 소유자인 나의 연약한 내면의 속살을 마주하게 된다. 그까짓 것 한번 웃어줄 수도 있었을텐데, 먼저 따뜻한 눈빛 한번 건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서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먼저 낮아짐을 선택하지 못하고, 나 자신의 의로움과 잘났음을 자랑하는 말라비틀어진 자존심을 2019년에 남겨둔 채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책의 끝장에 남겨진 미국 유니테리언파 목사인 '채닝'의 경구를 남겨본다.

 

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

기도에 관한 주옥같은 책들이 지금 시대처럼 쏟아져 나온 적이 드물다. 기독교 서점에 가면 기도에 관한 신앙서적들이 매대에 차고 넘친다. 사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가에 기도에 관한 한권의 책을 더 얹는다고 특별히 더 티가 날만한 일도 아니지만 오늘 리뷰를 남기게 되는 본서는 여느 기도에 관한 탁월한 경건서적들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명성을 지닌 기도에 관한 최고의 고전 중 한권인데 바로 기도의 사람 '이 엠 바운즈'가 쓴 '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이다.

 

19세기 초중반 미국 미주리주에서 출생한 이 엠 바운즈는 평생 매일 아침 4시에 기상하여 아침 시간을 기도로 깨운 그야말로 기도의 사람이다. 나는 이 엠 바운즈의 대표적 저서 가운데 한권인 <기도의 능력>을 올 봄에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인 <기도의 능력>을 포함한 8권의 저작을 한권으로 합본한 이 엠 바운즈가 기록한 기도에 관한 총서라고 보아도 무방한 기도에 관한 위대한 고전이다. 기도의 능력과 더불어 목적, 기도하는 성도들, 기도의 가능성, 진실된 기도와 기도의 본질적 요소, 필요성, 기도의 무기까지 한평생을 골방에서 기도로 씨름하며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였던 믿음과 기도의 사람이 삶으로 써내려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도에 대한 정수가 담긴 저작의 무게감은 대단하다. 분량에 있어서만도 840여페이지가 넘는 어마무시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독자가 발견하게 되는 더욱 놀라운 사실은 책이 가진 내용의 깊이감이다. 각권의 책들이 결코 얕은 신학적 지식을 짜깁기하듯 허투로 쓰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매권에서 흘러나오는 기도에 관한 실제적 교훈과 깊은 감동이 선사하는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사실로 증명된다. 저자가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의 말씀을 그대로 삶으로 살아낸 몇 안되는 사람 중 한명이라는 사실은 이 책의 권위를 더욱 더 공고하게 만들어 주며 그렇기에 책을 집어든 독자들은 책과 저자에 대한 신뢰를 갖고 한권의 책을 완독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모든 내용들이 보석같은 교훈으로 반짝이지만 특별히 내 눈을 멈추게 만든 내용이 있다. 기도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이 시대가 기도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위대한 활동과 운동의 시대이기는 하지만 보이는 것과 물질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고 보이지 않는 것과 영적인 것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저자 바운즈가 살다갔던 19세기의 시대 상황이 눈에 보여지는 물질적 현상에 치중했던 시대였다면 최첨단 우주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지금의 시대는 무어라 더 할말이 있겠는가? 원초적이고 감각적인 자극으로 사람들의 눈과 귀와 감성을 사로잡는 이 물질 만능의 시대 조류 속에서 기도는 정말 가장 원시적이고 미신적인 그 무엇으로 치부되기 쉽상이다. 그렇기에 대다수 현대의 신자들은 교회를 다니지만 결코 깊은 기도의 생활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화려한 볼거리와 레져, 스포츠, 오락이 판을 치는 이 첨단 문명의 세대 속에서도 오직 기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최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한 그 어떤 것도 아닌 오직 힘없고 초라한 모습의 노인이 골방에서 구부러진 허리와 머리를 조아린 채 하나님을 향해 간절히 기도의 제사를 올리는 것, 오직 그것 뿐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씀인 항상 쉬지말고 기도하는 것에 대한 성경적 진의를 바운즈의 목소를 통해 직접들을 수 있음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매우 귀한 깨달음이다. 항상 기도하라고 이야기하는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의 일상을 모두 포기하고 매일 골방에만 틀어박혀서 기도에만 전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운즈가 설명해주고 있는 이 항상 기도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의식적으로 항상 하나님과의 교제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바른 신자는 일상의 의무들을 성실하게 감당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마음이 일상의 업무로부터 돌아서게 될 때는 새가 둥지를 찾아가듯이 하나님의 품으로 날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 항상 기도하는 신자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 신자는 기도라는 거룩하고 경건한 영적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도의 사람 느헤미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황폐한 시온을 보며 슬퍼하는 지도자가 없는 이 세대와 교회에 대한 통렬한 슬픔을 토로한다.

 

지금의 한국 교회를 향한 말씀과 같아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아리었다. 나 또한 한국 교회 한명의 신자이기에 교회 세속화의 책임에 대해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무겁고, 무서운 책임을 통감한다. 본서를 통해 교회의 세속화와 아픔에 대해 슬퍼하며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 써야 할 기도하는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슬퍼하는 바운즈의 애통함이 전해져 온다. 영혼에 대한 관심도 없고, 참된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오직 교회 성장에만 열을 올리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느헤미야와 같은 기도의 성도들, 기도하는 지도자들의 존재가 절실함을 느끼게 된 본문이다.

 

각권이 100여페이지 정도의 분량이기에 분책해서 보면 그렇게 많은 분량이 아니다. 그러나 왜 이 책은 가방에 가지고 다니기도 부담스러운 무게와 두께를 지닌 기도전집 한권으로 출간이 되었을까 생각했던 그 이유를 쉽사리 발견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기도에 관한 주옥같은 진리들이 각권을 통해서도 개별적인 주제 속에서 탁월함을 드러내지만 각권이 합해져서 테마와 테마가 서로 연결되고 보완되어 하나의 큰 틀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하나의 핵심이 빛을 발한다. 이 한권의 책을 관통하는 핵심적 주제는 바로 기도는 '열쇠'라는 것이다. 인류 구속의 역사를 포함한 모든 기독교 역사 속에서 보여지고 이루어진 하나님의 위대한 과업은 바로 기도라는 열쇠를 통해서 실행되었고, 완성되었다. 즉 기도가 없었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거나 완성되지 않았을 모든 일들이 기도라는 열쇠를 돌림으로서 하늘 보좌를 움직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을 통해 기도의 위대한 비밀을 깨달은 저자 바운즈는 이 기도의 비밀이 가진 강력한 힘을 모든 시대의 신자들이 받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한글자 한글자 본서의 백지를 채워간 것이다.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나는 얼마나 기도에 매진했는가? 얼마나 기도의 골방을 청소했는가? 새해가 되면 또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새해 계획 속에 '기도' 라는 그럴듯한 과제를 목표로 써넣을 것이다. 그러나 기도는 한두번하고 포기되어지는 그런 이벤트성의 과제가 아니다. 위에서도 이이기했듯이 눈에 보여지는 화려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 등 결코 심심할래야 심심할 수 없는 첨단 문명의 재미있고 감각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있어서 기도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세상이 보기에 한없이 미련한 십자가의 도에 반해 이 세대의 탁월한 철학들과 나이스한 사상으로 무장한 시대조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의 신자들에게 있어 기도는 너무나 부끄럽고 초라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중요한 사실 한가지는 그러한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진 시대사조 속에서도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신자의 의무이며 특권이라는 불변의 사실이다. 기도가 유치한가? 기도가 미신적으로 느껴지는가? 기도하는 것이 창피한가? 그렇다면 이 책을 집어들고 읽으라! 식어져버린 기도의 가슴에 뜨겁게 불을 붙힐 기도의 불꽃이 매 챕터마다 활활타오르고 있음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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